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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 도전과 실패

바텐더 인턴 근무 첫날, 첫 번째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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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 3. 7. 1:03 바텐더 인턴 첫날 근무 기록

이 기록은 2022년 3월 7일 새벽 1시 바텐더 인턴 근무 첫날 퇴근하고 집에 홀로 앉아 썼던 글이다.  


첫 출근이었다. 긴장된 마음, 설레는 마음으로 오너 바텐더에게 인사하고 바에 들어갔다. 

광이 나도록 닦인 술병과 글라스들이 우두커니 서있었다. 

 

내가 할 일은 무엇일까? 먼저 세탁기로 향했다. 갈색 수건, 린넨, 행주 종류별로 빨아야 한다. 

오픈 준비를 했다. 테이블 닦고, 바닥 쓸고, 바닥 닦고, 구석구석 깨끗하게 닦았다. 

모든 것은 오와 열이 있었다. 여기만의 방식으로 정리해야 한다. 기물들은 각자의 자리가 있다. 

바 안에서는 물건을 손에서 손으로 건네지 않는다. 다칠 수 있기 때문이다. 잔을 건넬 때는 바 위에 올려둔다.   

모든 것은 선입선출 원칙을 지켜야 한다.   

물주전자, 행주의 위치가 있다. 세팅을 해야한다. 

바 세팅을 했다. 세탁한 수건, 린넨, 행주를 자리에 맞게 올려 둔다. 

각진 얼음을 크러시드 얼음으로 바꾼다. 가득 채워서 칵테일을 바로 만들 수 있도록 준비한다. 

행주를 접는 방법이 있다. 군대에서 군복 접는 것, 속옷 접는 법과 유사하다. 

중간에 레몬을 사러 마트에 갔다. 1개 990원. 예쁜 걸로 골라 담아, 5개를 샀다. 

갔다 와서 화장실 청소를 했다. 깨끗이 해야 한다. 

세면대, 변기, 바닥, 물청소 후 거울 닦고, 물기를 제거했다.  

바 밑에 음료를 채웠다. 진저에일, 콜라, 토닉워터를 일렬로 예쁘게 세워두어야 한다. 

고객을 안내하는 방법이 있다. 좌석 소독→ 바자리 안내 → 따뜻한 물수건 → 메뉴판→ 물.

화장실 위치를 알고 있어야 고객에게 안내할 수 있다. 비밀번호도 잊지 말고 알려줘야 한다.

정신없이 기물을 닦고 설거지를 하다보니 퇴근시간이었다. 

 

첫날 근무의 느낌

군화를 벗은 군인


오늘 내 발이 제일 고생했다. 
하루 종일 84kg의 무게에 짓눌려 숨도 못 쉬었을 거다. 
집에 도착한 후 내 발을 보고 있자니 군대 기억이 자꾸 난다.


조교할 때 매일매일 아침 6시부터 저녁 10시까지 한 번도 군화를 못 벗었다. 
자기 전 발을 보면 엄청 쭈글쭈글해져있었는데 오늘 그 느낌이 난다. 

 

그 당시 눈을 감으면 곧바로 잠이 들었다. 
눈을 뜨면 새벽 6시였다. 
또 하루가 시작되는구나 한숨이 나왔다.   

하루 종일 굴러다니다가 다시 저녁 10시가 되고 쭈글해진 발을 봤다. 

 

그때로 돌아간 느낌이다.
눈 감으면 바로 잘 것같다. 

 

2024년 11월 3일

오늘은 2024년 11월 3일이다. 2022년 조주기능사를 취득하고, 도전했던 바텐더는 2개월 만에 그만두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지만, 그 비하인드 스토리를 다시 써보려 한다. 오늘이 첫 번째 이야기다. 시리즈물로 연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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